건강에 관한 노하우

엄마,아내,며느리란 무엇인가

전설비 2006. 5. 8. 22:22
엄마는 괴롭다, 슬프다 그리고 외롭다




세상에 어찌 슬프고 힘든 엄마만 존재하겠습니까. 하지만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외롭고, 슬프고, 괴롭다는 것이 정신과 의사의 생각입니다. 엄마 또는 주부라는 이름의 여성들을 진료하다 보면, 그녀들의 문제가 세 가지로 축약되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여성만의 특이질병


엄마는 여성이기에 남성과는 다른 신체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또 심리적으로도 다릅니다. 남성과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되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성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여성은 많은 불편함을 겪습니다. 사회적으로 아직은 ‘마이너리티’인 여성은 신체적으로 변화에 민감해서 적응에 뛰어나지만, 그만큼 변화의 차이를 많이 느낍니다. 심리적으로도 섬세함 때문에 갈등과 고민이 많고 상처받기 쉽습니다.

함부로 말하자면, 여성은 의학에서도 관심 밖의 대상이었습니다. 물론 산과나 부인과가 있어 여성만의 질병을 다루는 의학이 존재하고 있지만, 실은 남성을 중심으로 발전된 의학에 여성을 꿰어맞추는 식의 의학적 발전이 지속되어 왔으니까요.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정신의학도 한때는 여성이 없는 세상인 양 남성의 심리적 문제와 그 해결책을 찾기에 급급했습니다. 당연히 여성의 문제는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감춰졌죠.

하지만, 여성은 남성과는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특히 호르몬의 변화에 있어서는 남성에게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변화가 있습니다. 생리가 그렇고, 임신과 출산이 그렇고, 폐경이 그렇습니다.

이런 생리적 호르몬의 변화는 엄마의 정신과 마음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흔한 예로 ‘생리전 증후군’이 있습니다. 생리 전 3~7일부터 생리 시작 1~2일까지 불쾌한 기분과 의욕 저하 등의 심리적 불편감과 가슴이 아프고 붓는 등의 신체적 불편감이 ‘생리전 증후군’의 증상입니다. 문헌에는 간질발작이나 도벽과 같은 무시무시한 증상을 포함해서 무려 200가지가 넘는 증상이 생리 전에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출산 후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건망증과 답답함 등이 주된 증상이 되는 ‘주부 우울증’이나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들고 목 뒤의 어깨와 관절이 아픈 ‘만성 피로증’ 등도 엄마에게 흔한 특이질환입니다. 최근에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비만’도 출산 후의 생리변화 또는 폐경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니, 엄마는 정말 괴롭습니다.


인간이 싫다, 슬픈 엄마


세상에 흔한 거짓말 중에, ‘어머니 같은 시어머니’와 ‘딸 같은 며느리’라는 표현처럼 불경스러운 거짓말이 또 있을까요? 하늘과 같은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그녀의 일생은 아내로서 얼마나 큰 불행이겠습니까? 더구나 아이들마저 엄마를 괴롭히는 존재가 된다면, 엄마는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엄마들의 대인관계는 너무나 협소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너무 강렬한 감정이 휩싸인 대인관계, 즉 시댁과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 그리고 자녀와의 관계에 휘둘려 엄마 자신의 인간관계는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20년 이상을 따로 살아온 시어머니와 며느리, 두 여자가 한마음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아들이라서, 남편이라서 관계를 맺은 두 여자가 하나가 돼야 할 당연한 이유는 없습니다. 물론 하나가 돼서 잘 지낼 수 있다면 그만큼 이상적인 일도 없겠지요. 만약 그 이상적인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소한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차선책일 것입니다. 이 와중에 남편이나 자녀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다면, 이보다 더 큰 슬픔은 없을 것입니다.

세월이 그렇다 보니, 남편과의 갈등이 불륜이나 외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좀더 솔직히 정신분석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어쩌면 잠재된 불륜의 본능이 갈등을 야기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등을 돌린 남편의 뒷모습이 아내를 비참하게 만듭니다.

또 자녀들은 어떻습니까. 엄마의 노고에 보답해 주기를 포기한 지는 오랩니다. 그들의 미래뿐만 아니라 엄마의 미래마저도 저당잡힌 채, 돌아오는 질책과 비난을 감수하기엔 엄마가 너무 힘들고 슬퍼집니다.


엄마라는 존재, 그리고 외로움


“엄마는 결혼 전에 어땠어?”

자녀의 의미 없는 질문에 가슴이 휑해지는 것은 왜일까요? 아이들이 엄마의 손길을 더 이상 원하지 않거나, 남편이 아내에게서 매력을 못 느끼거나 무관심해질 때, 엄마는 ‘빈둥지 증후군’을 앓게 됩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때, 엄마는 외롭습니다. 실은 한 번도 준비해본 적이 없는 시간이 갑자기 닥쳐오게 됩니다. 마치 사춘기 소녀처럼, 스스로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는 때가 오게 됩니다. 남편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슈퍼우먼’으로 살아온 삶의 끝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허망함이 남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허망함 끝에 던져지는 온갖 유혹은 말 그대로 유혹으로 다가섭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명품중독과 바람, 그리고 늘어만 가는 중년 우울증과 알콜중독, 이 모두가 엄마의 정체성 위기가 낳은 괴물들입니다. 이 무지막지한 괴물들에 둘러싸인 엄마는 너무 무섭고 외롭습니다.


행복을 찾는 조건


아주 이기적으로 생각합시다. 그리고 조금 나쁜 여자가 됩시다. 희생적인 삶이나 착한 여자가 행복한 삶의 조건은 아닙니다. 더러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엄마와 아내의 희생과 헌신은 필수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아내가 괴로움과 슬픔에 시달리고 엄마가 외로워하는데, 가족들은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부터라도 자신에게 투자하십시오.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자고 먹고 운동합시다. 피곤하면 충분히 쉽시다. 생리적인 변화는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자기애적 권위에 맞서지 말고, 친정어머니와 비교해서 시어머니에게 의존하지 말고, 한 여자로서 그녀를 이해하도록 노력합시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봅시다. 너무 늦어 어떻게 찾을지 고민되기 전에, 지금부터 나에게 투자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맙시다.

엄마, 그리고 아내인 당신의 행복은 곧 가족의 행복입니다.

'건강에 관한 노하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알고 마시자.  (0) 2006.05.08
언제 임신이 되나요.?  (0) 2006.05.08
모기를 죽이지말고 쫓아버려라  (0) 2006.05.08
겨울철호흡기 질환  (0) 2006.05.06
놀라운 ,낮잠의 효과  (0) 200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