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구멍찌로 즐기는 '시스템 전유동'
‘트리플 센서’가 개발된 원리를 이용하면 보통 구멍찌로도
‘시스템 전유동’을 즐길 수 있다.
전유동이나 전층조법이라 하는 낚시기법들은
감성돔낚시를 위해 개발된 게 아니다.
처음부터 벵에돔이나 참돔 또는 부시리 같이 수면에
가까이 떠오르는 어종을 노리기 위한 조법으로 개발되어 왔기
때문에 감성돔 낚시에는 적합하지 않다.
츠리켄의 신형
기울찌인 ‘Z-1’찌나 키자쿠라의 ‘GTR’찌도, 메이커에서는
감성돔 벵에돔 겸용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건 메이커의 입장이고,
실제 낚시인의 입장에서 보면 적어도 한국의 감성돔낚시,
즉 깊은 수심층에 머무르는 감성돔낚시에서는 오히려
효율성이 낮아 낚시인의 낚시를 방해할 뿐이다.
Z-1찌나 GTR찌를 감성돔낚시에 사용할 때 나타나는
가장 큰 단점은, 채비가 수면에서부터 천천히 내려가기 때문에
잡어에게 미끼를 빼앗기는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또한 감성돔 입질 수심까지 내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효율적인 낚시가 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끼 하강 속도를 높이기 위해 봉돌을
달면, 봉돌이나 쿠션이 있는 부분이 꺾이면서 미세한 입질이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고 바닥 걸림이 심해진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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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동채비를 ‘시스템 전유동’으로 활용
‘트리플 센서’는 원래 반유동채비로부터 발전한 것이다.
반유동채비란 모두가 알다시피 높은 부력을 가진
찌와 수중찌를 사용하여 깊은 수심을 공략하는 채비다.
반유동채비의 장점은 무거운 수중찌를 사용하여
깊은 수심을 단번에 공략할 수 있다는 것과,
밑채비 하강 속도가 빠른 만큼 잡어층 통과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채비 정렬도 빨라 깊은
수심을 주로 노리는 감성돔낚시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반유동채비는 공략 수심이 정해져
있으므로 폭 넓은 탐색이 어렵고, 공략수심을 바꾸려면
일일이 손으로 찌매듭 위치를 조절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게다가 찌가 수면에 떠있기 때문에 물고기가 입질할 때
위화감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그 다음으로 발전된 방법이 고부력찌를 사용한
반유동채비를 가라앉혀가며 사용하는 ‘잠길찌낚시’다.
찌에는 표시 부력 이외에 여부력이라는 부력이 있다. 그
여부력이 찌가 수면에 떠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여부력보다 조금 더 봉돌을 물려주면 찌는
가라 앉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채비를 만들어 사용하면,
낚시인이 처음에 의도한 일정수심까지 밑채비가 내려가
정렬이 된 직후부터 찌가 천천히 가라앉으며 처음 정해놓은
수심보다 깊은 수심까지 내려가면서 탐색낚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낚시를 우리는
‘잠길찌낚시’라는 하나의 기법으로 분류하고
있다. 잠길찌낚시는 밑채비가 일정한 수심까지 빠른 속도로
가라앉은 다음 부터는 천천히 가라앉으며 다양한
수심층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전유동낚시와
개념이 거의 흡사한 낚시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잠길찌낚시 조법은 찌의 부력을 완전하게 없앤
상태기 때문에 감성돔이 입질할 때 찌의
여부력에 의한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무거운 수중찌를
사용하여 깊은 수심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미끼가
잡어층을 빠르게 통과 할 수 있으며,
여러 수심층을 자유자재로 탐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찌가 어느 정도 잠긴 이후부터는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찌낚시의 재미가 반감되는 단점이 있다.
‘라인센서’로 채비 위치 파악과 어신 감지
‘효율적이지만 낚시의 재미가 반감되는 잠길찌낚시를
어떻게 개선하면 될까?’
이런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 평소에는
채비 위치를 알려주면서 입질이 왔을 때는 찌가 잠겨들어
어신을 알려주는 도구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만일 그런 것이 있다면 효과적인 잠길찌낚시를
한층 재미있게 구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개발된 방법이 찌 위에 스티로폼
구슬을 달아서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사용해 보니 깊은 수심을 공략할 때도 효율적이고
잡어층도 빠르게 통과하면서 예민한 채비를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방법으로 낚시를 하려면 일반적인 구멍찌채비
(잠길찌채비)에 스티로폼 구슬찌만 추가하면 된다.
스티로폼 구슬찌는 시중 낚시점에서 흔히 판매하는
스티로폼 구슬을 사서 지름 5㎜정도 되는 구멍을 뚫어서 만들 수 있다.
채비법도 간단하고 낚시방법도 매우 쉽기 때문에 릴찌낚시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금방 적응할 수 있다.
또한 일반 구멍찌로 잠길찌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용 제품으로 ‘라인센서’라는 찌도 시중에 나와 있다.
스티로폼 구슬찌나 ‘라인센서’를 이용한 채비의 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하면, 먼저 원줄에 ‘라인센서’ B나 2B를 통과시키거나,
부력이 그정도인 자작 스티로폼 구슬찌를 통과시킨 후
일반 고부력찌로 반유동채비(잠길찌낚시 채비)를 만든다.
물론 찌매듭을 사용해 원하는 수심층에서 채비가 정렬되도록
설정한다.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하여 예를 든다면 바닥까지 수심이 15m라
가정하면, 목줄 길이가 3m 정도일 때 도래로부터 7m(목줄
길이가 4m라면 도래로 부터 6m) 되는 지점에 찌매듭을 묶어
찌밑수심을 총 10m로 맞춘 다음 채비를 던지면 된다.
이렇게 하면 반유동채비의 무거운 수중찌가 수면 부근 잡어층을
단번에 돌파한 이후, 미끼가 수중 10m에서 안정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목줄에 단 ‘찌의 여부력
보다 침력이 큰 봉돌’에 의해 채비 전체가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한다.
이때 채비가 가라앉는 속도를 조절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표준적인 방법은 여부력을 완전하게 상쇄시킨 후
추가로 G5 봉돌 하나를 더 달아주는 것이다.
즉, 여부력이 표시된 찌에는 표시된 여부력
만큼 봉돌을 달고 여기에 추가로 G5 봉돌을 하나 더 달아주면 된다.
만약 여부력이 표시되어 있지 않는 찌라면 일단
일반적인 반유동채비를 만들어 찌의 여부력을 확인하고
그 여부력을 상쇄시킬 수 있을 만큼 봉돌을 단 다음 추가로
G5 봉돌을 달아주면 된다.
이 채비는 밑채비가
수중에서 정렬되면 왼쪽 그림과 같이 찌가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한다.
이때 한가지 주의할 점은 원줄을 당기거나 견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반유동낚시를 할 때는 견제를 해야 미끼가 좀더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이 채비를 사용할 때는 견제를 통한 유인동작 보다는 채비가 천천히
가라앉도록 그냥 두는 게 더 자연스럽다.
이렇게 찌가 잠기기 시작한 이후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면 미끼는 10m 보다 깊은 수심층을 전유동과 같은 개념으로
천천히 탐색을 하며 내려가게 된다.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바닥까지의 수심이
15m인 곳이라면 10m 부터 시작해 바닥층까지 5m를 전유동으로
탐색하는 것이며, 조류를 타고 흘러가면서 그보다 더 깊은
수심층도 자유자재로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스티로폼 구슬찌’나 ‘라인센서’를 활용한 채비는
잡어는 별로 없고 감성돔 입질 확률은 가장 높은 수심층만
선택적으로 전유동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면서 장점이다.
하나의 발상 전환으로 무거운 반유동채비로 깊은 수심층을 전유동으로
탐색하면서도 마치 0찌와 같은 섬세함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이 낚시방법은 잠길찌낚시에서는 얻을 수 없는 ‘찌를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앞에서 스티로폼 구슬로 이 채비에 사용할 ‘구슬찌’를
만들 때 구멍을 5㎜ 정도 뚫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전용 제품인
‘라인센서’에는 구경이 5.8㎜인 구멍이 뚫려 있다.
두 경우 모두 구멍이 매우 크다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구멍이 크면 입질이 왔을 때
과연 찌가 빨려들어갈 것인가 의문이 생길 것도 같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라인센서’는 무수한 실험 끝에 개발된
제품이다. 입질이 왔을 때 입수에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시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찌구멍이 매우 큰데도 불구하고 입수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찌가 가진 부력이 매우 적고 찌 소재가 가볍기 때문이다.
입질이 와서 어신이 원줄을 통해 ‘라인센서’나 ‘스티로폼
구슬찌’에 전달되면, 처음에는 원줄이 별다른 저항없이 큰 찌구멍을 빠져나간다.
따라서 예신이나 입질 초기에는 물고기가 수면에 뜬 찌의 부력으로
인한 위화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미끼를 문 물고기가 머리를 돌려 움직이기 시작하면
찌구멍을 빠져나가는 원줄 속도가 빨라지면서 마찰력이
높아지고,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입수가 이루어진다.
이 채비를 사용하면 어신을 두가지 방법으로 알 수 있다.
하나는 수면에 떠있던 ‘라인센서’나 ‘스티로폼 구슬찌’가 빨려들어가는
것을 보고 알 수 있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원줄을 통해 손이나
낚싯대에 곧바로 전달되는 느낌으로 어신을 읽는 방법이다.
채비를 멀리까지 흘렸을 때는 첫번째 방법으로 어신을
파악하는 게 유리한 경우가 많고, 가까운 곳을 공략할
때는 첫번째와 두번째 방법 중 아무것이나 상관없다.
첫번째 방법으로 어신을 파악할 때는 찌가 더 깊이 들어갈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입수되는 것을 보고 바로 챔질을 하면 된다.
원줄을 통해 어신을 파악하고 싶을 때는 여윳줄을 거의 주지
않아야 하므로, 전유동 모드에 들어간 밑채비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섬세한 채비 운영이 필요하다.
한편 자기 채비가 물 속으로 얼마나 들어갔는지 궁금할 경우
원줄에 찌매듭을 2m 간격으로 묶어주면 찌매듭이 입수한 숫자로
자기 채비의 수심을 알 수 있어 더욱 입체적인 낚시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