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각종 간질환과 신경통에 효험 큰 구룡목
구룡목(九龍木)은 장미과에 딸린 큰키나무다.
깊은 산속이나 물기 있는 개울가에 드믈게 자란다.
키는 15m쯤 자라고 줄기는 검은 빛이 나며 잎은 벚나무잎을 닮았다.
우리말로는 귀룽나무 또는 구름나무라 고 부르며 구룡목이라는 이름은 약초꾼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귀룽나무, 암귀룽나무, 흰귀룽나무, 흰털귀룽나무, 서울귀룽나무 등의 여러 종류가 있으며 어느 것이나 다 약으로 쓴다.
구룡목은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간염, 지방간, 간경화증 같은 간 질환과 근육통, 근육마비, 허리 아픈 데, 중풍, 신경통, 관절염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잔가지나 껍질, 잔뿌리를 하루에 40g씩 달여 먹거나 술에 담가 6개월 넘게 두었다가 조금씩 마시면
갖가지 간 질환을 치료하고 기혈의 순환을 좋게하여 신경통, 관절염, 요통, 기관지염, 인후염 등 온갖 질병을 낫게 한다.
구룡목의 어린 잎은 음식재료로도 좋다.
봄철에 새 잎을 따서 나물로 무쳐 먹고 양념을 발라 쪄서 먹고, 튀김을 해 먹기도 하는데
약간 매 콤하면서도 특이한 향이 있다.
가을철에 까맣게 익은 열매를 따서 35 도 이상의 증류주에 3개월 넘게 담가 두면 까맣게 우러나는데
이것을 조금씩 마시면 정력이 좋아지고 요통이나 대퇴부의 근육이 마비 되고 당기는 데, 중풍 등에 큰 효험이 있다.
9월이나 10월 잎이 지기 전에 잔가지나 껍질을 채취하여 잘게 썬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었다가 조금씩 달여 차처럼 마신다.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구룡목은 마가목과 약성이 비슷하다.
가지를 꺾으면 나는 냄새도 비슷하고 마가목 대신 약으로 쓸 수도 있다.
마가목과 마찬가지로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는 효과도 있다.
구룡목의 약성에 대해서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각지의 산기슭이나 산골짜기, 개울가에서 자란다.
잎에 배당체인 푸르나신이 있으며 기침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신선한 잎을 수증기에 증류하여 기침을 멎게 하는 약을 만들 수 있다.
민간에서는 피부병 때 어린가지를 달인 물로 씻는다.”
구룡목은 맛은 쓰고 매우며 특이한 향기가 나고 성질은 약간 차다.
간의 열을 내리고 장에 있는 나쁜 균과 벌레를 죽이며 설사를 멎게 하며 기침을 멈추고 가래를 삭인다.
팔이나 다리가 마비된 것을 풀어 주고 척추염, 관절염, 신경통, 요통을 치료한다.
지리산 일대에 사는 사람들은
오갈피나무, 엄나무, 마가목, 구룡목, 산뽕나무를 지리산 오약목(五藥木)이라고 하여
이 다섯 가지 나무를 달인 물로 식혜를 만들어
관절염, 신경통, 요통, 중풍 등을 치료하는 데 쓰는데 효과가 매우 좋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는 아무때나 잔가지를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썰어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두고 쓴다.
물로 달여서 복용할 수 도 있고 술에 담가서 우려내 복용할 수 도 있다.
술에 담그려면 반드시 찹쌀이나 율무 같은 곡식을 증류하여 얻은 소주를 써야 한다.
일반 소주를 쓰면 약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구룡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한의학이나 민간에서도 거의 쓰지 않는 약초지만
잘 활용하면 갖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대도시 근교의 야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므로 관심만 있다면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구룡목을 필자가 발견하고 채취한 경험으로 산중턱 계곡 물이 졸졸 흐르는 습지에서 잘자라는 습성이 있다.
봄에 흰꽃이 무리지어 피는데 아래의 사진처럼 나무 줄기 전체가 흰꽃으로 덮여있다.
벌들이 꿀을 빨기 위해서 장사진을 친다.
필자가 약초산행중 발견한 경남 밀양군 어느산 중턱 물이 흐르는 북향 계곡에는
구룡목이 군락을 이루며 무리지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서울귀룽나무로 불리는 구룡목은 올라가는 모습이 용이나 뱀처럼 구불구불 꿈틀거리며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 15미터 이상 자라는 큰 구룡목도 둥근형태로 자라는데
참나무 처럼 곧게 자라지 못하고 S자를 그리며 올라간 모습을 보게된다.
그리고 가지가 보통 긴뱀이나 용처럼 길게는 10미터 이상 뻗어나가는데, 긴가지가 아래로 쳐지면 땅에 닿는다.
그 닿은 부분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곳에서 또 가지를 치고 올라가 또 땅으로 내려오고 해서
구룡목 숲은 마치 어디가 뿌리인지 어디가 가지인지 분간하기 힘들정도로
서로 엉키고 하늘과 땅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지의 모습을 보노라면 신기하기만 하다.
열매를 씹어보았더니 약간 신맛이 나면서 속에는 단단한 껍질로 된 씨앗이 들어 있다.
나무 줄기가 튼튼하지 못하고 덩굴식물처럼 신축성이 있으면서 축 늘어져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에서 펴낸 <본초도감>을 보면 구룡목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장미과 식물인 조리(稠李) 귀룽나무이다.
열매를 취리자(臭李子)라고 한다.
낙엽교목으로 높이는 15미터에 달한다.
어린가지에는 능각이 있고 짧은 부드러운 털이 있거나 혹은 털이 없다.
잎은 둥근 계란형이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으며 탁엽은 선형이다.
총상화서는 아래로 쳐지며,
꽃받침통은 술잔 모양이고 열편이 계란형이며 꽃이 핀 후에는 뒤로 젖혀지며, 꽃잎은 흰색이다.
열매는 구형이며 성숙하면 검은색으로 된다.
산비탈 잡목 숲 가운데서 자란다.
열매를 채취할 때는 가을철 과실이 성숙한 후에 채취해서 그늘에서 말린다.
맛은 쓰고 떫으며 평하다.
삽장지사(澁腸止瀉), 평간화위(平肝和胃)한다.
배탈, 설사, 이질, 가슴과 배가 아픈데, 소화불량을 다스린다. 하루 15~25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또한 '흰털귀룽나무'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장미과 식물인 다모조리( 多毛稠李) 즉 흰털귀룽나무이다.
성숙한 과실을 앵액(櫻額)이라고 한다.
낙엽 교목으로 높이는 10미터이다.
어린 가지에는 짧은 부드러운 털로 조금 덮여 있다.
잎은 단엽이고 어긋나며 자루를 가지고 10~20개의 꽃송이가 있으며 열매는 구형이고 흑색이다.
씨는 둥근 계란형이고 현저하게 돌기한 주름이 있다.
하천가에서 자란다.
가을에 과일이 성숙했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맛은 달고 따뜻하다.
열매에는 당이 들어있고 종자는 기름이 들어있다.
비장을 보하고 설사를 그치게 한다."
안덕균이 지은 <한국 본초도감>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장미과의 갈잎큰키나무인 귀룽나무, 서울귀룽나무이다.
열매를 앵액(櫻額)이라고 한다.
맛은 달고 떫으며 따뜻하다.
비장을 보하고 설사를 그치게 한다.
비위 기능을 강화시켜 설사를 그치게 하고, 소화력을 높인다.
복통과 이질에도 쓰인다.
귀룽나무 열매에는 당이 6.4 퍼센트, 지방유가 38.79 퍼센트가 함유되어 있다.
나무 껍질에는 탄닌이 함유되어 있으며,
잎이나 새싹에는 황색의 정유가 함유되어 있는데,
여름에 함량이 가장 많다.
약리 실험에서 항생작용이 있었다."
구룡목 잎에 관해서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구름나무잎은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인 구름나무 잎을 말린 것이다.
구름나무(귀룡나무)는 각지의 산기슭이나 산골짜기, 개울가에서 자란다.
잎에 배당체인 푸르나신이 있으며 진해작용을 나타낸다.
기침에 쓴다.
신선한 잎을 수증기 증류하여 행인수를 만들 수 있다.
민간에서는 피부병 때 어린 가지를 달여서 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