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간에는 냉이가 최고!
<동의보감>에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해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냉이는 채소 가운데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뿐만 아니라 칼슘과 인, 철분 등의 무기질도 풍부해
간의 기운을 잘 통하게 하며 오장을 편하게 한다. 냉이에 든 콜린 성분은 간장 활동을 촉진하고
내장 운동을 보조해 간장 쇠약, 간염, 간경화 등 간장질환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몸이 찬 사람이 많이 먹으면 더욱 몸이 차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두릅
위암 예방과 머리를 맑게
두릅을 한방에서는 목두채(木頭菜)라 하여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활력이 없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하는 작용을 해 위경련이나 위궤양을 낫게 하고
꾸준히 먹으면 위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도 많이 들어 있어 정신적으로 긴장이 지속되는 사무직 종사자와
학생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잠이 잘 오며, 혈당 강하작용이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두릅나무의 껍질은 예부터 관절염과 신경통에 자주 쓰인 약재로서 진통제 역할을 한다.
■쑥
혈액순환 촉진과 냉증치료에 탁월
<명의별록>에 ‘쑥은 백병을 구한다’고 기록될 만큼 약효가 뛰어나다.
쑥에는 칼슘, 섬유소, 비타민 A·B·C와 다량의 엽록소가 들어 있다. 쑥은 음식으로도 먹지만 한방 약재로도 쓰이는데
‘치네올’이라는 성분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줘
감기치료와 냉증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
뜸을 이용하기도 하고, 태운 향으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또한 쑥을 물에 넣어 끓인 증기를
여성의 하복부에 쐬어주면 자궁출혈이나 생리통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취나물
두통을 다스리고 타박상에 효과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근육이나 관절이 아플 때, 요통·두통 등에 효과가 있다.
만성기관지염, 인후염 등이 있는 사람은 장복을 하면 효과적이며,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말을 많이 해 목이 아플 때도 좋다.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달여 마시면 되는데 취나물을 하루 5~20g 당 200㏄의 물로
달이거나 가루로 빻아 복용하면 된다.
■씀바귀
위장을 튼튼하게
우리가 먹는 나물 중에서 가장 쓴 나물로 통하는 씀바귀는
‘오장의 사기와 속의 열기를 없애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잠을 덜 자게하고 악창을 낫게 한다’고 동의보감에 나온다.
대개 쓴 식물은 염증을 내려 주고 열을 풀어주며,
식욕을 증진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봄에 씀바귀나물을 캐먹으면 식욕을 돋우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좋게 하고 더위에도 강해진다고 한다.
특히 식사를 많이 해도 팔 다리가 마르고
허약한 어린이들의 반찬으로 적격이다.
■민들레
위장질환과 종기 다스려
민들레는 만성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이 생잎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
꽃피기 전의 민들레는 통째로 말리면 ‘포공영(蒲公英)’이라는 약재로 쓰이는데 ‘포공영’은 피를 맑게 하는 약재로
열독을 풀고 종기를 삭히며 멍울을 헤쳐서 병을 낫게 하는 효과가 있어 출산여성의 젖몸살과
여러 부위의 종기치료에 사용한다. 또 냉대하 등 음부가 가려울 때나 방광염 또는 요도염일 때
이를 좌훈치료의 재료로 활용하면 좋다.
■고사리
면역기능 강화
본초강목에서 고사리는 ‘오장의 부족한 것을 보충해 주며 독기를 풀어준다’라고 쓰여 있다.
한방에서는 어린순을 약재로 쓰는데, 위와 장에 있는 열독을 풀어 주고 가벼운 이뇨 작용이 있다.
고사리는 칼슘과 칼륨 등 무기질 성분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와
각종공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좋으며,
고사리에 들어있는 산성다당류가 보체계를 활성화 시켜 면역기능을 증가시켜 준다.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 할 정도로 고사리는 단백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식품이다.
꽃샘추위도 나른한 봄바람에 무릎을 꺾었다. 차가운 바람에 움추려 있던 식물들도 따뜻한 햇살,
부드러운 봄바람에 파릇파릇 머리를 내민다. 이제 봄처녀의 가슴도
두근두근 설레기 시작.... 봄처녀의 가슴은 설레는데
직장인들의 가슴은 춘곤증으로 무겁기만 하다. 무엇을 해도 지치기만 하는 나른한 봄.
이렇듯 기력을 잃은 우리 몸에 원기를 채워줄 그것이 있으니, 바로 봄나물이다!
봄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식탁이다. 입맛을 돋우고 신선한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는
봄나물이 식탁에 오르면 잃었던 입맛과 기운을 금세 되찾을 수 있다. 이른 봄, 산이나 들에 자라나는 풀은
“아무 것이나 뜯어먹어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기운을 살리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줄 수 있는 봄나물은 싹이 돋을 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자랄수록 섬유질이 많아져 질겨지고 향기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봄나물은 부드럽고 색이 짙은 것으로 골라
즉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날것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 먹어야 영양의 손실이 적다.
여기 겨울철 사라졌던 입맛을 찾아줄 전령사인 봄나물 비빔밥이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파주 광탄면에 속하지만 고양시 고양동에 가까워 도시인들이 찾기도 쉬운
고령산 보광사 근처 시골보리밥집(박석은 43세 031-948-7169)에 가보자.
이 곳은 봄엔 주인이 직접 산과들에서 봄나물을 채취하여 밥상에 올려주는데
확실히 시장에서 사다 먹는 봄나물과는 맛과 향에 차이가 있다. 지금은 온상재배로 싱싱한 야채나 과일을
사시사철 먹을 수 있어 겨울에도 푸른 채소를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돋아난 봄나물에는
온상에서 기른 나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과 향이 배어 있을 뿐 아니라 비타민의 양도 풍부하다.
비빔밥을 메뉴로 하는 곳은 많지만 이렇듯 신선한 제철나물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드물다.
한상 떡 벌어진 상을 살펴보니 봄동, 냉이, 달래, 돌나물, 유채, 취나물,
시금치(겨우내 눈 속에서 자란 것) 등의
봄나물이 맛깔스럽게 올려져 있다. 구색을 맞추느라 곁들여져 있는 고사리나 참나물,
호박, 콩나물 들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여린 봄나물들로 차려진
밥상을 보자 입안에 군침이 확 돈다.
보리밥에 갖가지 봄나물 얹어서 참기름, 고추장 넣고 슥슥 비벼 한입 넣으면 세상사 부러울 것이 없겠다.
거기다 시골보리밥집 할머니가 손수 담그신 된장으로 끓여낸 된장찌개 한 숟갈.
이게 바로 진정한 웰빙음식일터이다.
이 곳에 들어서면 우선 자갈돌이 깔려 있는 바닥과 원목인 탁자와 의자,
그리고 구석구석 놓여져 있는 꽃과 화초들이
부드러운 자연을 느끼게 해준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봄나물 비빔밥을 즐겨 보자. 이 곳 시골보리밥집은
구정 지나 5월초까지 봄나물이 나오고 5월 이후 여름엔 직접 재배하는 유기농 채소를 상에 올리는데
우리가 흔히 사먹을 수 없는 아주 어린 열무무침이나 어린 상추를 뿌리째 솎아서 준다.
가을엔 가을냉이(뿌리에 영양분이 많고 아주 고소하다)를 무쳐내고 겨울엔 알타리 등의 김치 종류와
묵은 나물(시래기, 호박말린 것 등)을 내 놓는다. 어머니대부터 20여년을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는 시골보리밥집
박석은씨는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듭니다. 제가 유기농 채소를 직접 재배하고
육순을 넘기신 어머님이 장맛과 김치,
나물의 간을 다 보십니다. 친척집에 가서 먹는 밥처럼 푸짐하고
넉넉하게, 맛깔스런 집 밥상을 차려내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물김치나 묵은김치, 절임고추 등의
밑반찬도 꼭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먹는 맛이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무쳐져 있는 돌나물과 달래 겉절이는 쌉싸름한 봄내음이 그대로 전달이 된다.
유채나물도 처음 먹어보았는데 의외로 부드럽고 달콤하다. 된장찌개에 들어있는 냉이맛이 환상적이다.
구수한 집된장 맛과 어우러진 냉이의 시원하고 달짝지근한 향이 어찌 그리 신선한지...
또 봄동무침은 배추보다 약간 억센듯한데 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봄나물은 대부분 비타민 C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겨울동안 부족해진 비타민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단백질, 칼슘, 철분 등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에 활력소가 된다.
식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며 졸음에 시달리는 봄철, 몸을 추스르는데 최고의 음식이다.
게다가 많은 섬유질이 들어있어 배변이 원활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어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대표되는 봄나물의 효능과 특징을 알아보자.
▒ 맛좋은 봄나물 대표주자 냉이 ▒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냉이는 채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다.
잎에는 비타민A가 풍부해 눈 건강에도 좋다. 칼슘, 철분도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피곤함과 나른함을 이기게 하는 피로회복용 나물이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으며
한방에서는 위나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 들에서 나는 한약재 달래 ▒
약간 쓴 듯, 쌉싸름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A, B1, B2, C를 골고루 지녀
식욕을 돋우고 피부를 맑게 해주는 미용 음식이다.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 삶으면 대부분의 비타민C가 파괴되므로
날로 먹는 것이 좋고, 무침에는 식초를 곁들이는게 비타민C 파괴를 막아준다.
된장국에 넣으면 독특한 향취로 개운한 맛을 높여준다.
▒ 피를 맑게하는 돌나물 ▒
섬유질이 적은 반면 비타민 C와 인산이 풍부하며 신맛도 있어 식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물김치로 담가 먹으면 시원한 자연의 맛을 듬뿍 느낄 수 있다.
피를 맑게 하고 간염이나 황달, 간경변증 같은
간질환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알칼리성 산채의 대표 취나물 ▒
참취의 어린잎을 말하는 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이라 불리울 만큼 비타민A,
칼슘, 철분, 섬유질 등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변비, 빈혈을 예방하는데 좋다. 어린 잎 특유의 향미가 있어서 데쳐서 무쳐 먹으면 입맛을 한층 돋궈주고
춘곤증 예방에도 좋다. 좀 더 자란 잎은 두통 및 현기증에 약으로 쓰인다.
▒ 저항력을 높여주는 쑥 ▒
길가나 냇가, 빈터나 풀밭에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털로 덮여 있는데
풀 전체에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 쑥에는 신경통이나 지혈에 좋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듬뿍 담겨있다.
비타민A가 많아 하루에 80g만 먹어도 비타민A 하루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는데
비타민A는 세균이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의 저항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 쑥에는 비타민C가 많아 감기 예방과 치료에 좋을뿐더러
한방에서는 해열과 해독, 혈압강하에 좋고 복통에도 효과가 있다 하여
옛날 사람들은 말린 쑥을 넣은 복대로 배를 두드리기도 했다.
명의별록에 “쑥은 백병을 구한다.”고 기록될 만큼
약효가 뛰어나고 본초강목에는 “쑥은 속을 덥게 하고, 냉한 기운을 쫓아내고,
습을 없애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단 너무 많이 먹으면 구역질이 나는 수도 있다.
많이 자도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피곤하고 나른한 봄. 피부는 푸석하고,
일에는 의욕을 잃어 공연히 짜증만 느끼는
춘곤증. 시기적으로 3월부터 4월까지 지속되는 춘곤증은 인체가 계절 변화에 따른 환경적인 변화에
즉시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신체 활동량에 맞는 칼로리와 각종 영양소들의 섭취 부족에 의한
영양상의 불균형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겨울동안 운동이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일수록 춘곤증이 심하다.
춘곤증을 물리치고 활력을 잃은 몸의 신진대사를 향긋함이 입안 가득 고이는 봄나물로 원활하게 바꿔보자.
특히 봄나물에 많은 엽록소는 혈액과 간장의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고 신진대사 기능을 촉진시켜준다.
잔뜩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고 봄과 함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해 보자.
<주위 가볼만한 곳>
고령산 예로부터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왔던 고령산(622m)은 숲이 울창하지는 않지만
봄과 가을이면 능선 따라
꽃과 단풍이 고와 분위기 있는 등산을 즐기기 좋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더 정감이 가는 고령산은 낮지만
아기자기한 산이다. 보광사 입구 들머리로 시작하여
보광사 석불상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능선길을 따라 올라간다.
곧이어 도솔암이 나오고 조금더 올라가면 정상으로 향하게 된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데이트 코스로 걷기에 딱 좋은 길이다.
보광사 고령산 기슭에 있는 천년고찰로, 신라 진성여왕(894년)의 명으로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당시는 국가의 비보사찰로서 한강 이북의 6대 사찰 중의 하나였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83호인 대웅전은
마당 건너 만세루와 마주보고 있다. 대웅전 내부에는 석가모니불, 약사여래 아미타 삼존불을 비롯하여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의 협시보살과 영산후불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천정에는 동양화기법으로 그린 화조화(花鳥畵)와
초충도(草蟲圖)가 있는데 이같은 천정화는 그 유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범종각 내부에는 범종이 걸려 있으며,
원래 종은 대웅보전 안에 보관되어 있다. 범종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8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1631년(인조9년)에 주조되었으며 보광사의 내력을 명문으로 담고 있다.
그리고 목어는 만세루 마루 앞에 걸려 있고
1913년 만세루 중수시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이며, 근래에 보기 드문 빼어난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약도>
벽제화장터 지나 서울시립묘지 넘어가면 보광사가 나온다. 보광사 맞은편으로 시골보리밥집이 있고
보광사 아랫길로 내려가면 갈랫길이 나오는데 왼편은 금촌, 문산 가는 길이고
오른편으로 가면 장흥유원지, 송추유원지가 나온다.
봄’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연상되는가?
봄의 전령사 봄꽃, 봄바람, 봄옷, 새싹, 개구리, 병아리, 나비, 입춘대길·····
나의 봄은 밥상에서부터 온다. 봄이면 어린 시절 맛본 추억 속의 봄나물을 먼저 떠올린다.
해마다 봄이 오면 외할머니와 함께 바구니를 허리춤에 끼고
들과 산으로 나물 캐러 나갔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초등학교 시절, 향토색 물씬한 흙내음과 풋풋한 봄나물 향기가 어찌 그리 좋던지
학교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바구니를 들고 들과 산으로 내달렸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찬란한 봄날 오후, 나물을 뜯으며
동네 어르신들의 구성진 타령소리와 웃음소리를 듣다 보면
세상이 온통 행복으로 가득찬 듯 느껴지곤 했다.
지금이야 사시사철 시설재배 나물들이 나오지만, 그 때 그 시절엔 봄철에
햇나물을 장만해 밥상에 올리는 일이
아낙네들의 즐거움이자 풍습이었던 모양이다. 나물을 캔 날 저녁엔 어김없이 구수한 냉이 된장국과
상큼한 달래 무침, 돌나물 등이 밥상에 올랐다.
겨우내 묵은 김장 김치에 물린 입맛이 봄나물로 호사를 누렸던 것이다.
이제 주부가 되어 봄나물 요리로 밥상을 차리다 보니 더욱더 어린 시절 추억 속의 봄나물 맛이 그립다.
요즘은 일년 내내 맘만 먹으면 나물을 살 수 있어 편하기도 하지만,
봄나물이란 말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정확히 말하면 잊을 수 없는 그 맛과 추억이 점점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것이다.
나만의 선입견인지 몰라도 요즘 대형 마트에 나오는 봄나물은 맛과 향이 시원치 않다.
냉이를 살 때면 나도 모르게
먼저 냄새를 맡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내 기억 속의 봄내음 물씬한 냉이와 달라 실망하곤 한다.
어머니의 자문을 구하고 나름의 비법(?)까지 보태
정성스레 모시조개 냉이된장국을 끓이고 나물을 무쳐보아도
어릴 적 먹던 그 맛이 아니다. 도대체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봄나물 맛은 어디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올 봄엔 시골 외할머니댁에 가서 들과 산으로 나가 진달래꽃도 따보고 나물도 캐볼 생각이다.
직접 캔 흙내음 물씬한 봄나물로 소박한 밥상을 차려 외할머니께 드리고
잊을 수 없는 그 맛까지 추억하고픈 마음에서다.
# 풋풋한 향미에 입이 절로 즐거워
봄나물을 추억하며 초등학교 4학년 음악교과서에 실린 전래동요 <나물노래>를 읊어본다. 덩~쿵~쿵덕쿵
자진모리 장단으로 부르는 이 노래는 입맛을 살리는 봄노래이다.
“꼬불꼬불 고사리 이산저산 넘나물 / 가자가자 갓나무 오자오자 옻나무/ 말랑말랑 말냉이 잡아뜯어
꽃다지 / 배가아파 배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바귀바귀 씀바귀 매끈매끈 가름나무.”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나물노래가 구전돼 오는 걸 보면
우리 조상들은 나물을 즐겨 먹었던 모양이다.
구전동요 뿐 아니라 농가에서 준비하는 세시음식과 풍속이 상세하게 기록된
<농가월령가>에도 나물요리가 많이 소개돼 있다.
<농가월령가> ‘정월령’에는 “엄파와 미나리를 두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선하여 오신채를 부러워하랴…
“, ‘이월령’에는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脾胃)에 깨치나니…, ‘삼월령’에는 “앞산에 비가 개니 살진 향채 캐오리라. 삽주, 두릅, 고사리며 고비,
도랏, 어아리를 일분은 엮어 달고 이분은 무쳐 먹세……”라 하여 갖가지 나물이 달마다 씌여 있다.
온갖 미사여구와 영양학적인 분석을 통해 냉이는 어디에 좋고, 달래는 어디에 좋다고 소개되곤 한다.
매스컴 영향으로 ‘봄나물이 바로 웰빙푸드’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바람에
지난 주말 마트에 조금 늦게 갔더니
놀랍게도 ‘달래’ 가 ‘매진’ 됐다는 게 아닌가. 일찍 서두르지 않아 흔하디 흔한 ‘달래’를 먹을 수 없다니,
게으름(?)을 자책까지 하며 씁쓸해 했다.
뭐니뭐니 해도 봄나물의 매력은 독특하고 향긋한 풍미와 맛, 그리고 히는 질감이다.
나는 봄나물 요리를 할 때 고유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강한 양념을 적게 쓰는 편이다.
‘나숭개’ 또는 ‘나생이’라고도 불리는 냉이는 누런 잎을 떼고
깨끗이 다듬어서 살 짝 데쳐 무치거나 국을 끓인다.
또 연한 냉이는 날로 양념하여 무쳐도 좋고, 약간 억센 것은 잎과 뿌리를 나누어 따로 데쳐서 무쳐 담으면,
한 가지 나물이지만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냉이나 푸른 잎의 나물류는 흔히 고추장으로 무치지만,
전통 된장으로 무쳐도 잘 어울린다. 냉이국은 모시조개나 마른 새우를 넣고 된장과
약간의 고추장을 풀어서 끓이면 훨씬 맛있다. 또 냉이로 죽을 끓여도 맛있고, 물에 갠 밀가루
(쌀가루를 약간 섞으면 맛이 한결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에 섞어 지지거나 튀겨도 별미다.
달래는 연한 것은 그대로 고춧가루, 간장,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치고,
굵고 매운맛이 강한 것은 된장찌개에
넣으면 향이 정말 좋다. 나는 달래를 잘게 끊어서 ‘굴’과 함께 달걀 푼 물에 섞은 다음
‘달래굴전’을 부쳐서 먹곤 한다.
달래 특유의 향과 굴이 잘 어우러져 그 맛이 제법이다.
또 손두부를 찍어 먹는 초장이나 영양돌솥밥 비빔장에
달래를 넣으면 향긋해서 훨씬 맛있다.
풋풋한 봄향기 가득한 나물로 행복한 밥상을 차려도 좋지만,
올 봄엔 가족과 함께 ‘산나물축제’에 가볼 생각이다.
5월이면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산나물 축제와 경북 영양 산나물 축제 등 다양한 산나물축제가 열린다.
짱짱한 햇볕과 땅기운 받고 자란 자연의 선물, 산나물을 직접 캐어
산나물로 밥상을 차리는 맛과 멋도 쏠쏠하지 않을까.
맛좋은 봄나물 대표주자 - 냉이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냉이는 채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다.
잎에는 비타민A가 풍부해 눈건강에도 좋다. 칼슘, 철분도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피곤함과 나른함을 이기게 하는 피로회복용 나물이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으며
한방에서는 위나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들에서 나는 한약재 - 달래
약간 쓴 듯, 쌉싸름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A, B1, B2, C를 골고루 지녀 식욕을 돋우고 피부를 맑게 해주는 미용 음식이다.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 삶으면 대부분의 비타민C가 파괴되므로
날로 먹는 것이 좋고, 무침에는 식초를 식초를 곁들이는게 비타민C 파괴를 막아준다.
된장국에 넣으면독특한 향취로 개운한맛을높여준다.
생명력 강한 야생초 - 민들레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풀로 전국의 산과 들 길가의 양지바른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린 잎은 나물을 해 먹고, 뿌리는 한방에서 해열제 등의 약재로 쓰인다.
연한 잎으로 쌈을 싸 먹거나 데쳐서 된장국을 끓여먹고 뿌리는기름에 튀겨먹는다.
피로회복에 좋은 - 두릅
산채요리에 주로 쓰이는 두릅은 잎과 줄기에 독특한 향과 담백한 풍미가 있고, 뿌리는 한약재로 이용된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C가 특히 많아 봄에 돋아나는 여린 순을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두룹의 쓴 맛을 나게 하는사포닌 성분은혈액순환을 도와줘피로회복에 좋다.
여름더위에 강해지는 - 씀바귀
봄철 입맛이 없을 때 쌉싸름한 씀바귀의 쓴 맛은 미각을 돋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리 전에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담가 쓴 맛을 우려내고 새콤하게 무쳐 먹으면
춘공증을 물리칠 수 있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해 소화기능을 좋게하는 특징이 있어
이른 봄에 씀바귀 나물을 먹으면 그해 여름더위를 타지않는다고 한다.
항암 치료제 - 머위
유럽에서 탁월한 항암 치료약으로 암화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머위 잎에는 비타민A를 비롯해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돼 있으며 칼슘 성분이 많은 알카리성 식품이다.
잎을 따고 잎자루를 삶아서 아릿한 맛을 우려낸 후 껍질을 벗겨내고 볶음, 조림, 짱아찌 등으로 조리하며
머위잎은 삶아서 쌈으로 싸먹을 수 있다.
피를 맑게하는 - 돌나물
섬유질이 적은 반면 비타민 C와 인산이 풍부하며 신맛도 있어 식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물김치로 담가 먹으면 시원한 자연의 맛을 듬뿍 느낄 수 있다. 피를 맑게 하고 간염이나 황달,
간경변증 같은 간질환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알려져 있다.
알칼리성 산채의 대표 - 취나물
참취의 어린 잎을 말하는 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이라 불리울 만큼 비타민A, 칼슘, 철분, 섬유질 등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변비, 빈혈을 예방하는데 좋다. 어린 잎 특유의 향미가 있어서 데쳐서 무쳐 먹으면
입맛을 한층 돋궈주고 춘곤증 예방에도 좋다. 좀더자란잎은 두통및현기증에 약으로쓰인다.
춘곤증을 이겨보자│많이 자도일어나기 힘들고 하루종일 피곤하고 나른한 봄.
피부는 푸석하고, 일에의욕을 잃어
공연히 짜증만 느는 춘곤증. 시기적으로 3월부터 4월까지 지속되는 춘곤증은
인체가 계절 변화에 따른 환경적인 변화에
즉시 적응하지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신체활동량에 맞는 칼로리와 각종 영양소들의
섭취부족에 의한
영양상의 불균형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겨울동안 운동이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일수록 춘곤증이 심하다.
춘곤증을 물리치고 활력을 잃은 몸의 신진대사를 향긋함이 입안 가득 고이는 봄나물로 원활하게 바꿔보자.
특히 봄나물에 많은 엽록소는 혈액과 간장의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고 신진대사기능을 촉진시켜준다.
잔뜩 움츠렸던 몸을 활짝펴고 봄과 함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해 보자.
맛있는 봄나물이면서도 우리 몸에 보약인 제철의 봄나물 민간요법
1. 제비꽃 ~ 황달, 변비(뿌리),불면증(뿌리)
~ 갖가지 염증, 피부염, 종기, 상처 곪은데
~ 꽃은 찧어 붙이고 전초는 달여서 복용
2. 달래류 ~ 협심증, 강장효과, 몸을 따뜻하게 함
<특징 및 구별법>
~전체적으로 달래 뿌리는 동들동글하고, 부추뿌리는 파뿌리처럼 타원형이다
?달래 ~ 잎이 1개면 꽃도 1개, 꽃이 2개면 잎도 2개
?산달래 ~ 늦가을에 잎이 나와 추운 겨울을 난다 봄이되면 줄기가나오고
밑부분에 2~4개의 단면이 삼각형인 선형잎이 어긋나는데 밑부분은 줄기를 감싼다
?산부추~ 파뿌리와 비슷하고 둥근 잎은 약간 세모지고 잎 끝이 꼬인다
?두메부추~ 울릉도와 강원도 이북에 분포, 꽃줄기 단면은 블록렌즈 모양과
비슷하고 양쪽에 좁은 날개가 있다
?산마늘~ 뿌리잎이 타원형(넓적)이고, 울릉도에 많이 분포, 귀하고 가장 좋은
토종약초
3. 돌나물~ 나물, 돈냉이(사투리)라고도 함, 민간에서 간질환에 특효로 알려짐
4. 양지꽃 ~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돌양지, 물양지, 은양지꽃)
~ 줄기 전체에 털이 많다, 줄기 끝에서 갈라진 가지마다 노란색 꽃
~ 지혈, 몸이 허약 할때, 간기능 강화
<비슷한 식물 구별>
뱀딸기는 꽃받침이 꽃보다 크고 양지꽃은 꽃보다 작다
뱀딸기 ~ 한약명으로 ‘사매’, 상대적으로 줄기에 털이 없고, 줄기1개에
꽃 1개, 줄기가 푸른 빛을 많이 띈다
~ 어린순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녹즙으로 먹는다.
한의학에서는 사매라고 부르며 열매와 뿌리줄기를 해열제,
진해제 등으로 약용한다. 열매의 즙을 치질약으로 쓰기도 하며,
뱀이나 벌레에 물렸을 때 생으로 찧어서 붙이거나 말린 약재를
가루로 빻아 기름으로 개어서 바른다
양지꽃 ~ 줄기에 털이 많고, 붉은 색을 띄며, 갈라진 가지마다 꽃(꽃이많다)
딱지꽃 ~ 줄기에 어긋나는 잎은 긴 잎자루에 15~25개의 작은잎이 마주붙는다
5. 머위 ~ 유럽에서는 최고의 항암식품으로 여긴다(특히 털머위)
~ 털머위는 여수 오동도에 가면 산책로 옆에 많이 심어 놓았음
6. 민들레
흰민들레 ~ 약재명으로는 ‘포공영’, 우리나라 토종, 항암식품,
서양민들레(노란색)~ 총포(꽃받침)가 뒤로(아래로) 젖혀짐
토종민들레(노란색)~ 총포(꽃받침)가 꽃잎을 감싼다
7. 엉겅퀴(대계) ~ ‘가시나물’이라고도 함,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 생잎은 지혈, 뿌리 노인이나 병후 기력회복에 주로 쓴다.
오래 달이지 않는다
8. 오이풀(지유) ~ 잎은 오이향이 좋다, 지혈작용, 화상치료
~ 뿌리는 급만성 대장염, 설사에 즉효
9. 질경이(씨:차전자) ~ 어린 잎은 고기 구워먹을 때 쌈으로 좋다.
~ 기침, 천식, 뇌질환, 두통, 축농증, 부인병에 민간에서 쓴다
10. 삽주(백출, 창출) ~ 어린싹을 나물로 먹는다
~ 각종 위장병에 특효(뿌리를 즙내어 먹기도 한다)
11. 도라지(길경) ~ 기관지염, 기침
~ 주로 뿌리를 식용(잎과 줄기도 사포닌 성분이 많음)하며,
봄에는 말라죽은 줄기가 하얗고 잎이 3~4장씩 돌려나 있음
12. 잔대(사삼) ~ 어린잎을 나물로 먹음,
뿌리는 더덕(양유근)과 비슷하고 40여종이 있음
13. 산국 ~ ‘개국화’라고도 한다, 쑥을 닮았으나 쑥보다는 짙은 푸른색이며
촘촘히 모여 난다. 9~10월에 노란꽃(구절초 : 초기 담홍색에서 점점
흰색꽃으로 변한다)이 촘촘히 모여핀다.
~ 꽃잎을 따서 국화주를 담는다, 봄에 돋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
14. 바디나물 ~ ‘개당귀’라고도 한다. 봄부터 늦여름까지 잎을 채취해 쌈을
싸먹으면 특이한 향이 미각을 돋운다.
~ 당뇨, 항암, 각종 부인병에 쓴다(뿌리와 줄기)
15. 원추리 ~ ‘넘나물’, 기세나물(경상도 사투리)이라고도 한다
~ 조롱조롱 달린 알뿌리와 잎은 근심을 잊게 한다(홧병에 쓴다)
16. 짚신나물 ~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항암나물이라고 할 수 있다
봄에나는 부드러운 잎을 살짝 데쳐서 먹는다
~ 뿌리가 더 좋은 약이다
17. 삿갓나물 ~ 항암식품(뿌리), 독이 약간 있다, 봄에나는 잎을 삶아 24시간
정도 물에 우린뒤 묵나물로 먹는다.
~ 잎이 낙하산, 우산을 닮았다
18. 둥글레(황정) ~ 봄철에 어린잎과 함께 뿌리줄기를 나물로 먹는다
19. 물레나물 ~ 줄기에 마주나는 잎은 투명한 점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 6~8월에 피는 꽃잎이 5장으로 선풍기 날개처럼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 모습이 물레바퀴가 도는 모양과 비슷해서 '물레나물'이라 한다
~ 어린 순을 뜯어서 나물로 먹는다
20. 취나물 ~ 곰취, 참취(취나물), 단풍취, 미역취, 개미취
21. 기타 ~ 씀바귀, 고들빼기, 냉이..... 봄나물이 살수 있는 곳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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